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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3 태종실록』은 태종 시대의 권력 투쟁과 궁궐 내 암투를 생생하게 그려내며, 당시 정치의 본질을 날카롭게 드러낸다. 책 속에서 반복되는 갈등의 중심은 세자 책봉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과 서열 다툼이다. 왕권을 둘러싼 정치 싸움은 지루하게 느껴질 정도로 이어지지만, 그 속에는 인간 본성의 욕망과 권력의 무게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흥미로운 점은 오늘날의 정치 현실과 비교했을 때, 오히려 과거의 권력 다툼이 더 낫게 보인다는 시각이다. 당시의 인물들은 권력욕에 눈이 멀었음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선비적 예의와 절제는 지키려 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평양감사도 저 하기 싫으면 그만”이라는 속담처럼,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이라면 과감히 벗어던지는 태도가 있었다. 이는 권력의 자리에 오르더라도 그것이 본인의 뜻과 맞지 않으면 물러나는 결단을 보여주며, 최소한의 도덕적 기준을 지키려는 태도였다. 반면 오늘날의 정치 현실은 혈세를 기반으로 안락한 삶을 누리려는 일부 정치인들의 민낯이 드러나며, 국민들에게 깊은 피로감을 안겨준다. 권력은 책임과 봉사의 자리여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특권과 사익을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모습은 단순한 한숨을 넘어 나라가 서서히 꺼져가는 듯한 불안감을 불러일으킨다.
『태종실록』은 단순히 과거의 사건을 기록한 책이 아니라, 오늘날 정치의 본질을 되돌아보게 하는 거울과도 같다. 권력 다툼은 시대를 막론하고 존재하지만, 그 과정에서 최소한의 도덕성과 책임 의식이 유지되는가가 사회의 건강성을 좌우한다. 태종 시대의 암투는 치열했지만, 그 속에서도 선비적 기개와 절제가 남아 있었다. 반면 현대 정치의 문제는 권력욕이 절제되지 않고, 국민의 삶을 담보로 한 탐욕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는 점이다. 결국 이 책은 단순한 역사 기록을 넘어, 오늘날 우리가 정치와 권력의 본질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한 성찰을 던져준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3 태종실록 [ 2021년 개정판 ]
박시백 글그림 | 휴머니스트 | 2021년 03월 15일
#박시백 #조선왕조실록 #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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